마치 한편의 짧은 드라마를 본 듯했다. 오페라의 환희에 넘치는 장면이나 대규모 코러스 부분을 설명할 때 그는 두 손을 위로 치켜들거나 앞으로 쭉 내밀면서 직접 연기를 해보였다. 대사를 읊는 목소리도 한 옥타브쯤 높아져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위기에 직면하는 장면에서는 얼굴표정이 슬픔으로 가득찼고,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장면에서는 절절한 몸짓을 해보였다. 20대 때 가졌던 꿈을 80세에 이룬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오롯이 기쁨일까, 시원섭섭함일까. 아니면 또다시 초조함을 느끼게 될까. 아마도 그 모든 것이 아닐까 싶다. 작곡가 최영섭(80)씨가 평생의 목표이자 꿈이었던 대작 오페라를 드디어 완성했다. 특히 올해는 첫 작곡회를 연 지 꼭 60년째 되는 해란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