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유럽의 동성애자 정치인들

bluefox61 2012. 5. 15. 19:55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정계안팎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들썩이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발언이 오바마의 재선에 이득이 될지, 아니면 손해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 동성애자 중 유명 정치지도자로는 누가 있나 살펴봤습니다.

 


 

우선,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이슬란드의 요하나 시귀르다르토티르 총리입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리로 재직중입니다. 총리가 되기전부터 이미 공개적인 레스비언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귀르다르토티는 70년대 (남성과) 결혼해서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1987년 이혼한 이후에는 극작가인 조니나 레오스도티르와 공개적인 연인으로 지내왔으며, 총리 취임 후에도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2010년 동성결혼 합법화 국가가 됐습니다 . 총리는 법안에 서명을 한 후, 곧 파트너 레오스도티르와 정식결혼을 올렸습니다. 이로써 아이슬란드 동성결혼 1호, 재임중 동성결혼을 올린 국가지도자 1호가 된 것이죠.



유럽의 또한명의 동성애자 국가지도자는 벨기에의 엘리오 디 루포 총리입니다.

프랑스계 사회당 지도자인 그는 500일이 넘는 장기 무정부상태를 정리하고 지난해말 총리에 취임했습니다.

디 루포 총리는 시귀르다르도티르와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동성애자 정치인입니다. 96년 커밍아웃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의 성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맞다, 나 게이다. 그래서 뭐 어쨋는데"라고 정적들을 맞받아졌던 일화가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동성 파트너는 없습니다.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인 기도 베스터벨레(오른쪽) 도 게이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이미 94년에 커밍아웃을 했지요.

베스터벨레장관은 기민당의 연정파트너인 자민당의 당수입니다. 젊은 시절엔 게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독일연방의 부총리직에까지 오르면 정치인으로서 비교적 승승장구해왔습니다. 커밍아웃을 해도 게이 파트너를 공식석상에 공개한 적은 거의 없었는데,

지난 2004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50세 생일파티에 오랜 연인인 마카엘 므론츠와 함께 참여해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화했습니다. 므론츠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업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두사람은 지난 2010년 본에서 시민연대(civil union) 형식으로 일종의 '결혼'을 했습니다.




11년째 독일 베를린 시장을 맡고 있는 클라우스 보베라이트(오른쪽)도 독일에서 유명한 게이 정치인입니다. 사민당 소속이고, 독일권력순위 4위인 상원의장도 겸하고 있습니다. 

사민당 일각에서는 차기 정권 총리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독일에서는 2013년 총선이 치러지는데, 현재로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인기가 너무 없어서 사민당 정권이 창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독일에서도 게이 최고지도자가 탄생될지 지켜볼일입니다. 

보베라이트는 2001년 베를린 시장선거 직전에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당시 타블로이드신문들이 증거를 잡고 막 그의 성정체성에 대한 폭로기사를 내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보베라이트가 사민당 관련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한 후 마지막에 "저는 게이입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일순간 너무 큰 충격에 장내에 침묵이 흘렀다가,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나왔다고 합니다. 

보베라이트는 93년부터 신경외과의 외르크 루비키와 연인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2월 두사람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모습입니다. 다정하게 똑같은 목도리를 두르고 애정을 과시하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