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호도르코프스키, 10년만에 사면 출소하나

bluefox61 2013. 12. 20. 15:39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범'으로 꼽혀온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50·사진) 전 유코스오일 회장이 수감 10년 만에 출소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모스크바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하루전 국가두마(하원)가 사면령을 통과시킴에 따라 호도르코프스키를 사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 탈세 혐의로 구속된 호도르코프스키는 2005년 8년 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10년 돈세탁 혐의가 추가돼 형기가 13년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년이 감형돼 내년 8월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로이터 등 러시아 국내외 언론들은 18일까지만 해도 이번 사면 대상에서 호도르코프스키는 제외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 보다 인간적으로 법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결정"이라면서,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어머니를 만날 수있도록 사면해달라는 호도르코프스키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도르코프스키 변호인단은 기자회견 후 이같은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현재 스웨덴과 가까운 카렐리아 지역의 한 교도소에 수감돼있다.


Mikhail Khodorkovsky Timeline

  • 1963 - Born in Moscow, son of chemical engineers
  • 1981 - Enters Mendeleyev Chemistry Institute, Moscow
  • 1980s - Sets up computer software business with fellow students
  • 1987 - Founds Menatep bank
  • 1994 - Buys Apatit fertiliser company at auction
  • 1995 - Buys Yukos for $350m, with Menatep assuming $2bn in debt
  • 2003 - Arrested for tax evasion, embezzlement and fraud
  • 2004 - First court case begins
  • 2005 - Found guilty on six of seven charges, jailed for eight years
  • 2007 - Yukos declared bankrupt
  • March 2009 - Second court case starts in Moscow
  • December 2010 - Convicted of embezzlement and money laundering
  • August 2013 - second sentence reduced
  • December 2013 - President Putin announces he will be pardoned after a request for clemenc

 

 

호도르코프스키는 한때 러시아 최고의 부호, 신흥 올리가르흐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소비에트 체제 말기 컴퓨터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큰 돈을 번 그는 1987년 민영은행 메나테프를 세운 데 이어 1995년 유코스 오일을 전격 인수해 금융과 에너지 산업을 손아귀에 넣으면서 러시아는 물론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청년 사업가로  우뚝 일어섰다. 


그러나 2003년 총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에 맞서는 민주화 세력을 적극 지원하다가 사기와 탈세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수많은 죄목이 첨가되면서 그의 형량은 최대 13년으로 늘어났고, 2007년  유코스 오일은 공중분해돼 국영 로스네프트에 흡수됐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언론들은 푸틴의 호도르코프스키 사면을 '계산된 제스처'로 일제히 분석했다.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내외 이미지를 개선하는 동시에, 눈엣 가시였던 라이벌의 초라해진 모습을 통해 자신에게 밉보인 인물이 어떻게 되는지를 세상에 과시하려는 목적이란 것이다. 


실제로 푸틴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무려 4시간 동안 열변을 토하며 자신감을 한껏 자랑했다. 그는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파문에 휩싸여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 뭐든 할 수있는 오바마가 샘난다"며 비꼬았고,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17세기 영국 청교도 혁명 지도자 올리버 크롬웰과 비교하면서 " 독재자인 것은 둘 다 똑같은데도 스탈린은 폄하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