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극우세력 '프라이섹토르(우파진영)의 지도자 야로쉬(가운데)>
블라미르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드디어 80% 선에 올라섰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는 130개 도시에 거주하는 러시아 인 1600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80%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리아노보스티는 지난 2008년 푸틴이 대통령직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넘기고 총리로 물러나 앉았을 당시 85%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약 6년 만에 다시 80%선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푸틴이 크림 합병을 강행한 이후인 지난 21∼24일에 이뤄졌다.
지난 1월 65%였던 푸틴 지지율은 이달 중순 72%로 급등하더니, 불과 약 1주일 사이에 8% 포인트나 오르는 추세를 나타냈다. 크림 사태가 급속히 악화될수록 푸틴의 지지율이 치솟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푸틴에 대해 반대의사를 나타낸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63%가 "러시아가 슈퍼파워의 지위를 되찾았다"고 답해, '러시아는 지역강국'이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각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와 크림정책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크렘린의 성공적인 '언론장악'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러시아 국영 통신과 TV뉴스는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사태를 시종일관 파시스트, 신나치 폭도들에 의한 쿠데타로 보도하고 있다. 이런 보도만 접한 러시아 국민들의 눈에는 우크라이나의 합법적 민선정부를 무너뜨린 것은 서방의 사주를 받은 무장 파시스트 세력이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과도정부는 '파시스트 훈타(군사정권)'일뿐이다. 이런 폭도들이 크림에 살고 있는 친인척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으니, 러시아 국민들로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크림의 러시아계 주민들이 위협받고 있다'는데 응답자의 70%가 지지했고, 56%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해 러시아가 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를 '평화적 저항'에서 '무장폭력'으로 악화시키는데 폭력 극우민족주의 세력인 '프라비 섹토르'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 언론들은 야누코비치 정권의 부정부패와 억압을 비판하며 저항한 순수한 시민들과 야권세력은 사실상 완전히 빼놓고, 극우세력에만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크렘린이 진행해온 언론장악 효과가 이번 크림 사태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카네기모스크바센터의 마샤 리프먼은 26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와 인터뷰에서 "지난 수개월동안 러시아 미디어들이 노골적인 (크렘린) 프로퍼갠다 도구 역할을 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시종일관 파시스트의 준동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에트 체제때와 달리 이번에는 애국심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 " 나치에 의해 2500만명이나 희생당했던 역사가 있는 만큼 파시스트에 저항해 단결하자는 호소가 러시아 국민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 과정이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이런 방식으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물론 소비에트체제 때와 달리 요즘 러시아 인들은 인터넷으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있으며, 우크라이나 경우 워낙 현지에 친인척을 둔 러시아 국민들이 많다는 점이 푸틴 정책에 대한 높은 지지도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CSM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극우단체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가 지도자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무지치코( 51·사진)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정국이 요동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언론 키예프포스트 등은 25일 프라비 섹토르 측이 아르센 아비코프 내무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과도정부와 대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라비 섹토르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 무력저항을 주도한 세력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시위를 '신나치 파시스트들의 준동'으로 주장하는 빌미가 됐다. 프라비 섹토르를 이끄는 인물들 중 한 명이었던 무지치코는 난동 및 사법기관 요인들에 대한 저항혐의로 공개수배를 받아왔다. 러시아도 지난 12일 무지치코가 1990년대 체첸전 당시 러시아 군인 20명을 고문 ·살해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지치코는 25일 서북부 도시 로브노 인근에서 경찰의 체포작전에 저항하다가 다리와 가슴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제1차관 블라디미르 예브도키모프는 무지치코가 동료들과 함께 로브노 인근 카페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관과 대테러부대 요원 등을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5일 우크라이나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 작전의 목표가 무지치코의 체포가 제거였다고 주장하면서, "무지치코가 우크라이나의 새 정권을 모함하고 프라비 섹토르 지도부의 지시를 자기 방식으로 해석해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을 아직도 점거하고 있는 극단조직들을 뿌리뽑기 위한 특수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불법 무기를 회수령을 공표하면서, "손에 쥔 자동소총으로 나라를 구하고 싶다면 군에 지원하라"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같은 명령은 반정부 시위 때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들고 나왔던 프라비 섹토르 조직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프라비 섹토르 측은 러시아의 침략 가능성을 내세워 무기 반납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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