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사회당의 사르코지''프랑스의 토니 블레어'.. 발스 새 佛 총리

bluefox61 2014. 4. 1. 11:30

 

 

 프랑스의 새로운 총리로 지명된 마뉘엘 발스(51·사진)는 유난히 별명이 많은 정치인이다. 내무장관 시절 범죄와 불법이민자 문제에 초강경 자세를 취해 '프랑스 최고 경찰'로 불렸고, 보수적인 사회·경제 노선 때문에 '사회당의 니콜라 사르코지'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사회당의 개혁을 촉구해 '프랑스의 토니 블레어'로 불리는가 하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이란 점때문에 프랑스 국민만화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에 나오는 고집장이 스페인 소년의 이름을 따 '페페'로 불리기도 한다. 올랑드가 두번째 총리로 발스를 선택한 것은 사회당 내 비주류로 꼽힐 만큼 보수성향인 젊은 총리를 내세워 경제회생 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쳐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올랑드는 2017년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사르코지가 내무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는 점에서 발스가 대선가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발스는 안 이달고 신임 파리 시장처럼 스페인 이민자 출신이다. 프랑코 독재시절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프랑스로 이주한 그는 20세가 되어서야 정식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할아버지는 스페인 내전기 때 공화파 신문사의 편집국장을 지낸 저명한 언론인이고, 아버지는 파리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는 화가였다. 십대시절부터 사회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발스는 숱한 엘리트 정치인들을 배출한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후  1986년 파리 일드프랑스 지역구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정식으로 입문했다. 2002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진출한 그는 사회당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1년부터 11년간 에브리 시장으로 재직했다.

 발스는 사회당 내에서 가장 논쟁적인 정치인이다. 사회당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인 주 35시간 근로제 폐지를 주장하는가하면, 2012년 내무장관 직을 맡은 이후 불법이주민 문제에 초강경자세를 나타내 당 안팎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기도 했다.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등교 중이던 15세 불법이주민 로마(집시)소녀를 강제구인해 가족과 함께 코소보로 추방해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발스가 총리 지명을 받자마자 녹색당 소속 각료가 사임 선언을 한데서 보듯 좌파진영 내에 발스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 심지어 "발스는 오른쪽 귀로만 듣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반면 보수우파 유권자를 포함해 대중적 인기는 매우 높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무려 70%가 넘었다. 사회당 정치인들 중에는 최고기록이다. 온화한 스타일인 올랑드 대통령이나 전임 총리 장 마르크 에로와 달리 스페인 혈통답게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고 언론 친화력이 매우 강하다. 여성지 엘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 4명 중 1명이 발스와의 로맨스를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안 그라보엥과 재혼해 전처소생 4자녀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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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올랑드, 위기의 프랑스

 

 "국민 여러분들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들었다. 변화가 충분치 않은데다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일자리가 충분치않고 실업자가 너무 많으며, 세금이 너무 무겁고 사회정의가 부족하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31일 저녁 황금시간대 TV 방송에 출연해 하루전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에 고개를 숙였다.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올랑드는 31일 대국민 방송연설에서 경제회생 방안으로 소비진작을 위한 감세, 기업의 노동비용 감축정책을 약속했다. 임기 초기 부자세 등 증세를 밀어부쳤던 경제노선을 180도 바꿔 올해 초 경제계와 맺었던 이른바 '책임협약'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책임협약'의 핵심은 기업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내는 사회복지비용인 사회보장부담금을 2017년까지 300억 유로(약 43조5000억원) 줄여주는 것과 2015∼2017년 3년간 500억 유로의 공공부문 지출감축이다. 올랑드는 31일 연설에서 이같은 정책을 책임질 새 총리로 친기업 성향으로 정평난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발스 내각은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임 장 마르크 에로 내각보다 보수성향을 띨 것이 확실하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출범 22개월된 올랑드 정부의 위기뿐만 아니라 유로존 2위 경제국 프랑스의 심각한 위기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있다. 지난해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에 그쳤고,  4분기 프랑스 실업률은 10.2%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후 지난 2월까지 실업률은 역대 최고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2월 현재 실업자는 약 335만 명에 이른다.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5%를 넘는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쓰고 있지만 , 31일 통계청은 2013년도 재정적자가 GDP 대비 4.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1%로 낮추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5년 유럽연합(EU)  기준인 3%를 달성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새 내각은 이달 말까지 EU집행위원회에 재정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야한다.
 올랑드 대통령이 붕괴직전에 놓인 사회당 정권과 프랑스 경제회복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내놓은 것이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새 총리 카드이다.  진보 성향의 리베라시옹은 31일 "올랑드 정권은 지방선거 전과 후로 나뉠 것"으로 전망했고, 보수 성향의 르피가로는 "2017년 재선을 위한 마지막 찬스"로 지적하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