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나홀로' 불법이민 아동 급증..미 정치&사회 갈등

bluefox61 2014. 7. 4. 11:4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는 행정조치를 통한 독자 이민법 개정의지를 공표한 가운데, 좀처럼 줄지않는 '나홀로' 미성년 밀입국자 문제로 미 정계와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릭 페리 텍사스주 주지사는 3일 최근 수개월동안 멕시코 국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미성년 밀입국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한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국경 관리를 위해 매주 평균 130만 달러(약 13억 1092원)의 재정이 소요된다"며 연방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국경지역에 즉각 연방 예비군을 투입하고 국경지역 관리들이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있도록 권한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중순 조 바이든 부통령을 과테말라 등 중미 지역에 보낸데 이어,6월 30일 의회에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긴급예산으로 20억달러를 요청했다. 지난 2일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을 파나마에 보내 불법이민자에 대한 '추방'을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후안 카를로스 발레라 파나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케리 장관이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르 대통령, 오토 페레즈 몰리나 과테말라 대통령 등과 만나 "더 나은 삶을 찾는 사람들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과 절차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장기 불법이민자 1100만명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이민법개혁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 한해동안 약 35만명의 추방하는 등 신규 불법입국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의 한  미성년자 불법 이민 보호소의 모습. 현장을 방문한 의원이 찍어 공개한 사진이다>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나홀로' 미성년 불법이민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6월 중순까지 약 5만 200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배로 늘었다. 대부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출신이다. 이중 온두라스가 약 1만5000명으로 가장 많다. 미국의 9개 국경관할 구역 중  리오그란데(뉴멕시코) 쪽으로만 지난 9개월 간 4만명 가까이 유입됐고, 투산(애리조나)구역으로도 1만명 가까이 들어왔다. 연말까지최소 9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인과 달리 미성년 밀입국 추방은 미국에서 까다로운 문제다. 오바마 행정부 이전에 입법화된 관련법에 의해 밀입국한 아이들은 붙잡힌 후 72시간 이내에 보건복지부 산하 보호소로 넘겨진다. 미국 내에 거주하는 친척이 있을 경우 인계되기도 한다. 추방재판 출두 날자가 정해져도 업무적체로 2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성인들과 달리 아이들은 미국 땅에 발 딛는 순간 숨지 않고 국경순찰대에 자수하며, 밀입국 알선책들은 "아이들에겐 영주권을 내준다"는 허위광고로 밀입국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수천km를 홀로 여행해 국경을 넘으려다 지쳐 숨지거나 살해당한 어린이들의 비극적인 사연이 속속 전해지면서 미국 사회는 인도주의와 국익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 6월 말 공화당 소속 하원들은 미성년 밀입국 급증을 오바마의 느슨한 이민정책이 낳은 재난으로 맹비난하면서 미성년자 추방유예 행정명령 중단을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행정조치 발동 카드를 꺼내든 오바마 대통령을 '월권'으로 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미국 정계가 다시한번 치열한 '이민 갈등'에 휩싸일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