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 189

멜 깁슨 <아포칼립토> 도박 성공할까

멜 깁슨은 과연 미친 천재인가, 아니면 진짜 미치광이인가. 베르너 헤어조그가 아마존 열대우림 한가운데에서 악전고투 끝에 걸작 를 창조해냈던 것처럼 , 깁슨 역시 또 한편의 광기로 똘똘 뭉친 문제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는 에서 메콩강 정글 깊숙한 곳에 은둔한채 자신만의 광기 속에 빠져들었던 쿠르츠 대령의 운명을 따르게 될 것인가. 깁슨은 의 놀라운 흥행기록을 또다시 작성할 수 있을까. 멜 깁슨의 문제작가 12월초 개봉을 약 두달이나 앞둔 벌써부터 미 영화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워낙 미국 영화계의 ‘상식’을 벗어나는 발상의 작품인데다가, 최근 깁슨의 만취난동과 반유대발언 파문이 컸던터라 흥행성공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에..

쥘리에트 비노쉬-알수록 미스터리한 여자 

스크린 속 배우들을 동경하기는 해도, 나 자신과 비교하거나 닮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한들 제가우마 서먼의 여신같은 몸매라든가, 셜리즈 테론같은 고혹적인 미모를 가질 수는 없을테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 닮고 싶은 여배우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쥘리에트 비노슈(42.사진)을 택하겠습니다. 상큼함과 현명함을 동시에 갖춘 여자, 아름답지만 가볍지 않고, 지성적이지만 가슴이 굳어있지 않은 여자, 알면 알수록 미스터리한 여자가 바로 비노쉬가 아닐까 싶습니다. 초기작인 ‘나쁜 피(86)’와 ‘참을 수없는 존재의 가벼움(88)’부터 ‘데미지(91)’와 ‘블루(93)’을 거쳐 ‘히든(2005)’ 에 이르기까지 비노슈의 배우로서 성장과정과 함께 해온 셈인데, 지금도 ..

소설 <향수> 드디어 영화로 만난다

“독일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독일 영화사상 최대 블럭버스터로 온다! ”가을 독일 극장가가 초대형 화제작의 개봉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파트릭 쥐스킨트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 전세계에서 최소 1500만부 이상이 팔려 독일 문학역사상 가장 성공한 소설로 꼽혀온 쥐스킨트의 가 5000만유로(약 610억원)짜리 영화로 만들어져, 9월 넷째주 독일 전역 700여개 극장에서 일제히 관객들과 만난다. 제작비 5000만유로는 독일 영화사상 최대규모다.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기사에서 열성팬들 간에 그동안 의 영화화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져왔으며, “과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인지”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인기소설을 영화화한 것들 중 원작의 맛을 제대로 살려..

9.11 드라마 논란

9.11테러가 발생한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의 무능하고 방향잃은 대테러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 TV 미니시리즈 드라마 한편 때문에 미국 정계 안팎이 시끌하다.문제의 드라마는 10, 11일 ABC TV를 통해 이틀간 전국방송되는 (사진). 9.11테러를 소재로 한 사실상 최초의 TV 드라마란 점 때문에 제작단계와 방송 전부터 숱한 관심과 구설수를 불러일으켜왔던 작품이기도 하다.드라마는 FBI 반테러 전문가인 존 오닐(하비 카이텔)을 중심으로 9.11테러 전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해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잡기위한 일선 정보관계자들의 노력이 좌절되는 일련의 과정을 다큐멘터리 수법으로 그리고 있다. 제작진은 9.11테러 조사위원회가 방대한 보고서를 충실히 반영해 이 드라마를 만들었음을 강조하면서, 빌 클린턴 행정부..

오다기리 조-나를 꽃미남이라 부르지말라

먼저 고백컨대 , 저는 오다기리 조(30.사진)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가 출연한 ‘가면 라이더 쿠우가’나 ‘사토라레’같은 TV드라마들은 한번도 본 적이 없고 , 이제까지 본 그의 영화도 한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불과 몇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얼굴만 예쁜 청춘 아이돌스타는 누가됐든 아예 관심이 없으며, 일본 대중문화에 썩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이십대 시절을 마감한 이 젊은 배우 오다기리 조는 제게 좀 유별나게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자꾸 신경을 건드렸다고나 할까요.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의 ‘박치기(2004)’에서 영화 줄거리와 아무 상관없이 가끔가다 툭툭 튀어나오는 히피 청년 청년 사카자키로 그를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잘 생긴 배우가 제대로 망가질 줄도 아는구나”..

제63회 베니스 영화제 -중간결산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겨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기대와 달리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에서도, 대상인 황금사자상 후보작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평론가들과 저널들로부터 고른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은 영국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의 . 1997년 다이애너 왕세자비의 갑작스런 죽음 직후 영국 왕실 내의 움직임을 파헤친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을 맡은 헬렌 미렌의 탁월한 연기력에 힘입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영화는 다이애너의 사망에 대해 냉담한 자세를 나타내면서 국가적인 추모행사 개최를 거부하는 여왕과 국민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여왕 설득에 진땀빼는 토니 블레어 총리 간의 갈등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미렌은 완벽한 분장에다 말투, 걸음걸..

홀리 헌터 -작은 고추가 맵다

로드리고 가르샤 감독의 ’나인 라이브스‘는 미국 최고의 연기파 여배우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마치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입니다. 그중 가장 반가운 얼굴은 홀리 헌터(48.사진)였습니다. 지난 2000년 코엔 형제감독의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그가 주연으로 나온 작품들을 국내에서 만난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90년대 그토록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화제작들을 쏟아냈던 홀리 헌터도 아마 할리우드 여배우들에게 ’생사의 고비‘라는 40대 관문을 힘들게 통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헌터에게는 ’남부 불덩이 (파이어볼)‘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닙니다. 남부 조지아주의 시골농장에서 태어나 성장한 배경때문이기도 하지만 , 157cm 밖에 안되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남부의 햇볕처럼..

스파이크 리, 이번엔 카트리나 다큐로 논쟁

2005년 8월 29일 새벽. 시속 145마일(시속 약 233k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재즈와 매콤한 케이준 요리의 본고장인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즈를 덮쳤다. 이때만 하더라도 뉴올리언즈 주민들은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허리케인이 불어닥쳤다가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었다. 멕시코만을 따라 이동하던 카트리나의 위력이 뉴올리언스에 도달할때쯤이면 예상보다 조금 누그러질 것이란 기상예보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그러나 이날 새벽,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했다. 폰차트레인 호수를 막고 있던 둑이 갑자기 터지면서,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뉴올리언즈의 대부분 지역이 순식간에 물에 잠겨버리고 말았던 것.홍수야 어느나라, 어느도시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

톰크루즈,할리우드에서 왕따?

“톰 크루즈는 훌륭한 배우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파라마운트로선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다. 회사에 경제적 손해를 입히는 사람과는 계속 일할 수없다.” 미국 메이저 영화사인 파라마운트가 톱스타 톰 크루즈와 ‘전격 이혼’을 발표한 것을 둘러싸고 할리우드가 술렁이고 있다.지난 14년간 톰 크루즈의 제작사인 크루즈/와그너 프로덕션과 파트너쉽 관계를 유지해왔던 파라마운트의 모기업 바이아콤의 섬너 레드스톤(83)회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크루즈 프로덕션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톰 크루즈 같은 톱 스타가 메이저영화사로부터 이번처럼 관계 단절 통보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레드스톤 회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당일까지도 크루..

콜린 패럴 -천하의 악동도 변한다

마이클 만감독의 ’마이애미 바이스‘를 보면서“이제 콜린 패럴(29.사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때”가 됐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콜린 패럴하면 오만방자하고 저속하며, 비열하고 경박하다는 느낌이 대부분이었지요. 좀더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 한마디로 “싸가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할까요. 품격이나 고상함같은 것과는 애시당초 인연이 없는 배우란 것쯤은 진즉 알아봤습니다. 그러나 마약주사라도 한방 맞은 듯 건들거리는몸가짐에, 입밖으로 내뱉는 말의 절반쯤은 F로 시작되는 욕설로 뒤범벅이었던 그의 모습은 부정적인 느낌을 더욱 부채질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말에는 심지어 섹스 비디오스캔들까지 터졌지요. 80년대 전설적인 TV드라마 시리즈를 영화화한 ’마이애미 바이스‘에서도 패럴의 이미지는 기존의 것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