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에는그리스의 국민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와 비슷했을 것만 같은 외모를 가진 70대의 마리아 할머니는 머나먼 한국에서 찾아온 낯선 여기자를 붙잡고 울음을 터트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그의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찾은 현지에서 만난 수 많은 아테네 시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바로 마리아 할머니이다. 그를 만난 곳은 아테네에서 가장 유명한 육류·생선 전통시장인 플라카 시장의 한 생선가게였다. 커다란 칼로 생선을 다듬고 있던 30대 청년 상인을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할머니 한 분이 목소리를 높이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건 다 유대인들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