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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그림 속을 걷다 종로구 수성동 공원

지난 여름 완공된 종로구의 인왕산 자락 수성동공원을 이제야 다녀왔습니다. 초여름까지만해도 흙먼지 풀풀 날리면서 한창 공사중이었는데, 벌써 공원은 가을을 다 보내고 초겨울을 맞고 있었습니다. 완성된 공원의 모습은, 언제 이곳이 낡은 옥인 아파트 단지였나싶게 전통의 맛과 자연이 살아있었습니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갔던 사람들은 이제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시내 한 복판에 이런 계곡이 되살아난 것은 상당히 감동스럽더군요. 서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종로구를 걸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데, 백사실 계곡과 함께 이곳 수성동 계곡 공원이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공원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저는 누하동->누상동->옥인동으로 올라가는 방향대신 사직동->인왕산 산책로->수성동 공원으로..

서칭포슈거맨, 남아공 그리고 2012년 미국

우드스탁 이후 서구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는? 남아공 백인 아프리카너에겐 밥 딜런, 닐 영, 그리고 시스토 로드리게스이다.딜런과 영은 알겠는데, 시스토 로드리게스는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영화 '서칭 포 슈거맨'을 본 사람이라면, 3대 아티스트에 디트로이의 70세 무명가수 시스토 로드리게스를 주저없이 꼽을게 분명하다. '서칭 포 슈거맨'은 올해초 선댄스영화제에서 선풍적인 인기와 화제를 일으켰고, 내년 아카데미 영화상 다큐부문 유력 후보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70년대에 2장의 앨범을 내고 철저히 실패한 후 디트로이트에서 막노동으로 살아온 남자. 그러나 남아공에서는 아파트르헤이트를 거부하는 백인 아프리카너들의 상처받은 영혼과 좌절감을 달래줬던 걸출한 가수, 40여년만에 남아공의 열혈..

BBC를 쑥대밭 만든 지미 새빌 스캔들

85년 역사를 지닌 공영방송의 상징, BBC가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사망한 인기 프로그램 진행자 지미 새빌이 40여년에 걸쳐 수백명의 아동 및 여성들을 성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폭로된데다가, BBC 고위층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영방송으로서 생명과도 같은 국민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BBC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보수정치인들을 이 참에 BBC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한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번 사태가 과연 BBC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전세계가 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다. ▶BBC 은폐의혹 = 영국의 국민MC 새빌이 수십년에 걸쳐 미성년 소년소녀와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은 지난 3일 민영방송 ITV가 방..

초가을 동해안 여행

지난 9월 모처럼 동해안을 여행했습니다. 게으른탓에 미루고 미뤘던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강릉과 정동진과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정동진의 바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정동진의 바닷가 기찻길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고 서있는 하슬라 뮤지엄 호텔의 모습.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며 쑥쑥자라고 있는 똥강아지 우리. 하슬라 내부. '내 아내의 모든 것' 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짜잔~ 화장실이었습니다. ^^ 설악산 비선대의 장군봉 암자 금강굴(해발 900M)에서 바라본 봉우리들.. 금강굴 입구 절벽에 붙은 불그스레한 담쟁이덩굴 푸르디 푸른 월정사의 전나무 숲... 푸른여우가 언제나 사랑하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 강릉의 조개구이집..살이 통통이 오른 온갖 ..

칼럼/마이클 블룸버그..이 남자가 사는 법

이 남자, 볼수록 매력있다. 당적은 바꿀지언정 정치철학만큼은 굳건하게 지키고, 말보다는 행동을 앞세우며, 세상에서 가장 힘세다는 미국 대통령 보다 '일개' 시장 직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남자. 그래도 대통령에 출마해보라는 부추김에 "세상사람 다 사망하고 나 혼자 남기 전까지는 절대 그럴 일없다"고 딱부러지게 못밖을 때 진즉 알아봤다. 시민들의 몸무게와 영양상태가 걱정돼 도심의 금싸라기땅에 유기농 채소시장을 열고, 심지어 햄버거 가게 탄산음료의 컵크기까지 정해주는 사람, 범죄율을 줄이려면 가정이 회복돼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기죽은 아버지를 바로세워야 한다면서 'NYC 아빠', 특히 흑인과 라틴계 아빠 지원프로그램을 시작한 시장님. 일부 시민들은 "당신이 우리 유모냐"며 지나친 간섭에 불편한 반응을 나타내지..

미국 대법원을 주목하라

'사회적 약자보호법(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은 과연 역차별인가.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된 상황에서 흑인 등 특정 인종에게만 법적 특혜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을까.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관련 법으로 꼽히는 '사회적 약자보호법'에 대한 대법원 심리가 10일부터 시작되면서,전세계의 시선이 수도 워싱턴으로 쏠리고 있다.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발효된 이 법은 한국 등 세계각국에서 유사한 법 또는 정책의 모델이 돼왔다는 점에서,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나올 경우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08년 백인여성 애비게일 노엘 피셔가 인종적 이유로 역차별을 받았다며 텍사스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텍사스대는 주 소재 고교 ..

올랑드의 굴욕

오늘(9월27일)로 취임 135일째를 맞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않다. 최근 Ifop 여론조사에서 올랑드의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43%를 기록했다. 한달전 54%에서 무려 11% 포인트나 빠졌다.프랑스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 하락폭으로는 지난 10년내 최대기록이라니, 급전직하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2차세계대전 종전 후 이처럼 지지율이 폭락한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샤를 드골과 자크 시라크에 이어 올랑드가 세번째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드골은 1962년 알제리 독립을 인정한 에비앙 조약이후 지지율이 13%포인트나 떨어졌고, 시라크는 1995년 유럽연합(EU) 헌법부결이후 12% 포인트 급락을 경험했다. 올랑드의 수난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한 여론조사에선 응..

예수 결혼했다..예수 아내의 서

예수가 '나의 아내'를 직접 언급한 것을 기록한 4세기 콥트어 문서가 18일 국제학회에 정식으로 보고됐다 예수가 결혼해 자신의 아내를 제자로 삼고 자녀를 낳았다는 설은 그동안 각종 성경 외경과 댄 브라운의 소설'다빈치 코드'등에서 제기한 적이 있지만, 예수가 '아내'를 언급한 것이 기록된 문서가 학계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 보스턴글로브, 하버드대 매거진은 초기기독교 연구분야에서 세계최고 권위를 지닌 캐런 L 킹 (58) 하버드대 신학부 교수가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 콥트학회에 4세기 콥트어로 작성된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킹 교수는 '예수 아내의 서(書)'로 명명한 이 문서 파편의 콥트어 텍스트를 해독한 결과 "예수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의 ..

동물 애호가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극한 '동물사랑'을 다시한번 과시했습니다. 시베리아 호랑이, 북극곰에 이어 이번엔 멸종위기 학까지...사실 푸틴은 여러차례 동물과 함께 한 모습을 사진을 통해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개를 아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 사진들을 보면, 사람과 같이 있을때보다 동물이랑 같이있을때 훨씬 표정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긴 한 것같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푸틴이 아기 학의 아빠노릇에 나선 것을 계기로, '애니멀 러버 푸틴'이란 제목으로 다량의 사진을 방출했습니다. 아래는 그 중의 몇컷입니다. 개들과 함께 한 사진들을 보시죠. 푸틴이 동물들과 찍은 사진을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문어까지 사랑하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

칼럼/'아틀라스: 지구를 떠받치기를 거부한 신'- 아인 랜드를 생각하다

아인 랜드의 1957년작 '아틀라스: 지구를 떠받치기를 거부한 신'을 붙잡고 씨름하면서 초여름의 한 때를 보낸 적이 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5권짜리 방대한 양도 양이지만, 절대적 자유를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사상에 로맨스와 SF까지 한데 버무린 이 소설을 소화하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랜드의 소설을 다시 손에 잡기는 '마천루(원제는 '파운틴헤드'·1943년작) '이후 십몇년만이다. 천재 건축가 주인공을 통해 모든 편견과 고난에 맞서는 영웅주의를 설파한 '마천루'가 랜드 사상의 대중보급판이라면, '아틀라스'는 작가의 모든 철학을 집대성한 완결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명성을 익히 알고도 막상 선뜻 첫장을 펼치기 꺼려졌던 심정을 랜드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