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458

교황님의 새차는 30년된 중고차

시리아 사태다, 일본 원전 오염수다, 세상이 안팎으로 뒤숭숭한 때이지만 이 분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로 교황 프란치스코입니다. 처음 교황에 선출됐을때부터 심상치않더니, 이 분의 소탈한 행보는 멀리서나마나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미소를 짓게 하는 것같습니다. 솔직히, 저러다 얼마 못가겠거니..했습니다. 그런데, 교황이 된지 몇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분은 여전히 소박한 숙소에서 지내면서 일반신도들에게 적극 다가가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서 "나 교황인데요" 하면서, 자신에게 고민상담 편지를 보냈던 신도들을 위로해주곤 한다지요.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를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확실히 프란치스코는 예전의 요한 바오로 2세를 떠올리게 하는 점들이 많은 ..

리먼 브러더스 파산 후 5년...세상은 달라졌을까

5년전 9월 15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한국은 평화로운 추석연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13일은 토요일, 14일은 일요일, 15일은 월요일이었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뉴욕에서 날벼락같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것이죠. 리먼브러더스가 위험하다, 한국의 외환은행이 인수하려다가 무산됐다 등등 흉흉한 말들이 나돌았지만 진짜 파산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같습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죠. 미국 동부시간으로 9월 15일 새벽 1시반쯤 리먼브러더스는 파산신청서를 냈습니다. 이른바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결정을 거쳐, '검은 월요일'의 동이 튼 것이었죠. 파산 신청이 발표된날, 리먼브러더스 뉴욕 본사 앞에는 전세계 언론들이 장사진..

서머스냐, 옐런이냐... 새 FRB 의장 지명 놓고 치열한 신경전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래리 서머스의 깊이와 지적 예리함에 대해 예나 지금이나 한 점의 의심도 없이 확신하고 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 "서머스는 자본규제를 완화함으로서 금융위기를 초래한 인물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 )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으로 서머스(59)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곧 공식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머스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7일자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면에 기고한 '래리 서머스가 아니라 재닛 옐런이 연준을 이끌어야하는 이유'란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서머스의 과거 이력을 조목조목 지..

독일과 프랑스 대통령, 나치 학살 현장에서 마주 안다

백발이 성성한 독일 대통령이 나치의 엄청난 만행 현장에 서서 할말을 잃었다. 방명록에 서명할 때는 울음을 참는 듯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방명록에 그는 이렇게 적어내려갔다. " 공포와 충격, 참담함을 느끼며 독일의 명령으로 자행된 (만행)현장에 선다. 나는 이 초청을 겸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오늘날 독일은 (과거와)다르며 평화와 통일을 이루었음을 증언할 수있다. 그리고, (독일은) 그렇게 남아있어야 한다. 요아힘 가우크." 서명을 마치고 허리를 편 가우크(73)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59) 프랑스 대통령에게 머뭇머뭇 다가가더니 두팔을 벌여 그를 안았다. 전범국가의 대통령이자,한 인간으로서 깊은 죄책감과 수치심에 빠진 가우크를 위로하려는 듯 올랑드도 마주 포옹했다. 두 정상은 그렇게 아..

9월 총선의 계절이 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신흥경제국 위기, 시리아 사태 등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9월 한달 동안 국제정세에 영향을 줄 굵직굵직한 총선이 줄줄이 치러진다. 우선 유럽 최대경제국 독일이 오는 22일 총선을 치르며, 신흥경제 위기 여파로 광물자원 중심의 경제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온 호주는 7일 총선을 치른다. 지난 2011년 아녜르스 브레이비크의 충격적인 극우테러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유지해온 노르웨이의 노동당 정권은 9일 총선에서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다. 유럽의 반이민·극우주의 발호의 중대한 바로미터가 돼온 오스트리아도 오는 27일 총선을 치른다. 사회민주당과 국민당의 오랜 좌우연정체제가 과연 이번에도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지가 관심사이다. ----------------------------------..

오바마, 제2의 부시되나 .. '오바마의 푸들' 포기한 캐머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 계획이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29일 속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데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의회의 시리아 제재 동의안 부결을 이유로 '군사행동'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백악관은 상하원 지도부를 대상으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정보를 브리핑했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명령을 내렸다는 '스모킹 건( smoking gun·결정적 증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있을지 불확실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를 사용한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미국을 압박했던 프랑스 정부는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보고 결정하겠다" 며 크게 물러섰고, 총선이 코앞에..

유엔 조사단, 시리아에서 무엇을 찾고 있나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조사를 이끌고 있는 아케 셀스트룀(65·사진) 유엔 조사단 단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그는 화학무기 사용 증거가 소실되기 전에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해야하는 시간과의 싸움과 더불어, 엄청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셀스트룀 단장은 스웨덴 국적의 저명한 생화학자이다. 1975년 예테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우메아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난 30여년동안 인간 뇌의 신경물질 연구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았다. 그는 유엔과도 인연이 깊다. 2003년 이라크전이 일어나기 전 유엔 조사단의 일원으로 사담..

'결사 항전' 시리아 ,과연 어느정도의 군사력?

시리아 정부가 미국 등 서방국의 군사개입에 대해 결사 항전을 선언하면서, 시리아가 과연 어느정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교장관은 27일 수도 다마스쿠스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공격한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 방어하겠다"며, 자국 군사력이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군사전문가들은 시리아를 이스라엘,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5대 군사강국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최강전력'을 자랑했다가 막상 전쟁발발과 함께 어이없게 무너졌던 것과 달리, 시리아는 러시아 이란 등과 협력하에 탄탄히 구축해온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대공방어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러시아..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리아 지정학 ..신 중동전쟁 벌어질까?

시리아 공습임박설에 인접국들은 물론 국제사회가 초긴장하고 있다.시리아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자칫하다가는 새로운 '중동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시리아에 대해 '제한적 공습'을 가할 계획이며, '정권교체'를 배제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시리아의 지정학적 위치가 워낙 민감하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레바논, 이스라엘, 요르단, 이라크, 터키에 둘러싸인 국가이다. 이스라엘과는 1967년 '6일 전쟁'으로 불리는 3차 중동전과 1973년 '욤키푸르 전쟁'으로 불리는 4차 중동전 등 수차례 치열한 전쟁을 벌여온 사이이다. 특히 국경지대의 골란고원을 놓고 두나라가 여러차례 유혈충돌을 겪었고, 원래 시리아 영..

미국의 시리아 공격 옵션들이 쉽지 않은 이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대한 미국 등의 공습이 임박해지면서, 과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취할 수있는 '군사옵션'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일원으로 코소보 공습을 주도했던 것과 같은 형태부터 2011년 리비아 공습 때와 같은 후방지원 방식까지, 화학무기 관련 시설에 대한 '외과적 타격'부터 공중방어망 무력화를 위한 공군기지 집중 타격까지 다양한 예상 시나리오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어떤 옵션도 결코 선택하기가 쉽지 않고 예상치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이라크전을 주창했던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미국의 대시리아 군사행동에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