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영화로 본 세상 60

오! 팔레스타인..‘레몬트리’

미국의 유대계 만화가 조 사코의 의미심장한 실화 만화책 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늙은 농부 한명이 제 손으로 올리브 나무를 잘라내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는 지금 이스라엘군의 명령으로 올리브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 중이다. 이유는 나뭇가지가 해당지역을 감시하는 시야를 가린다는 것. 농부에게 몇그루되지 않은 올리브 나무는 유일한 생계수단이자, 아이들의 학자금이며,자신의 생명같은 존재다. 대다수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올리브는 나무 이상의 존재다. 이스라엘의 강압적인 정책으로 인해제대로 경제활동을 하기 힘든 그들에겐 올리브 열매를 거둬들여 팔아 돈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분리장벽이 세워진 후 이스라엘 지역의 직장으로 출근할 수조차 없어진 팔레스타인 인들은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 올리브 나무..

유혈의 땅 발칸..그리고 ‘그르바비차’

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반인류범죄를 저질렀던 보스니아 내전의 학살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2008년 도피 13년만에 드디어 체포됐다. 구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세르비아계 지도자였던 그는 1992~95년 내전당시 이슬람계인 보스니아계 및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에 대한 학살을 자행, ‘발칸의 도살자’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보스니아 내전은 세르비아계 군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만행, 인종을 달리하는 주민들간의 증오범죄로 20세기말 인류역사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전쟁이었다.이슬람계 주민 8000여명을 한자리에서 학살한 스레브레니차 사건을 비롯해 ,이슬람 여성들을 잡아다가 강간해 아기를 낳게해 혈통을 ‘정화’하려했던 시도는 나치의 만행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보스니아 주민들에게 내전은 아직도 떠..

조지아, 전기도둑..[파워트립]

그루지야와 러시아가 남오세티야를 둘러싼 갈등 끝에 결국 군사적 출동로 치닫고 말았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전쟁으로 사흘만에 사망자가 2000명, 난민은 3만명이 발생했다. 남오세티야를 먼저 공격한 그루지야가 휴전을 제안하는등 꼬리를 내리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참에 친 서방적인 그루지야를 확실하게 제압하고 북 오세티아뿐만 아니라 남오세티아까지 장악하려는 강경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사태는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막는다며 군사공격을 하면서 비롯됐다. 지난 91년 그루지야는 남오세티야측과 내전까지 벌였으며, 당시 사태는 러시아 중재로 남오세티야를 자국내 자치공화국으로 인정하면서 일단락됐었다. 러시아, 그루지아, 오세티아는 지난 수백년간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1801년 러시아에 강..

올리버 스톤 , “이번엔 부시” 공격 목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부통령 후보를 확정지으면서 선거 열기가 한층 가열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버락 오바마)와 전쟁포로 출신의 비주류 공화당 노장 후보(존 매케인), 여기에 미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세라 페일린) 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미국 대선은 사상 유례없는 흥미로운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미국 극장가에서는 올 가을 시즌에 실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두편의 정치영화가 큰 파장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W>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 〈W>는 대선(11월 4일)을 보름남짓 앞둔 10월 17일에 개봉하며, 는 대선후인 11월 26일 북미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W>는 내년 1월 퇴임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삶을 소재..

장이머우, 메피스토와 거래?

장이머우 감독이 지난 2년간 비밀리에 준비해온 3시간 반짜리 새로운 작품이 드디어 전세계에 공개된다. 동업자였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중국 정부의 수단 다르푸르 정책을 비난하며 중도 사퇴하는 등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다.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9시)부터 베이징 주경기장에서 펼쳐질 올림픽 개막식은 장이머우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그 어떤 영화들보다도 스펙터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작비 약 1000억원, 출연자 약 2만명에 온갖 최첨단 영상기술 등이 총동원되는만큼 지상최대의 이벤트로 기대되고 있다. 관객도 주경기장 약 11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최소 수십억명이 위성 TV생중계를 지켜볼 예정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다른 어떤 때보다도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은 등 최근 작..

닐 영, 영원한 반전 아이콘

2003년 3월 이라크전이 발생한지 만 5년이 넘었다. 최근들어 치안이 다소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땅에서는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조지 W 부시가 재선에 성공했던 4년전 대선당시 핫이슈였던 이라크전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이 격돌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CSNY:데자뷔’란 제목의 정치적으로 매우 논쟁적인 다큐멘터리 한편이 미국에서 개봉됐다. 이 작품은 한 록밴드의 순회공연 과정을 담고 있다. 록 다큐멘터리가 정치 논쟁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구? 감독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이 작품이 결코 평범한 록 다큐멘터리가 아님을 단박에 이해할 수있다. 감독의 이름은 버나드 셰이커. 그의 본명은 닐 영(62). 닉슨 정부 당시 베트남전..

볼리우드, 할리우드 접수하나

인도 볼리우드가 드디어 할리우드에서 가장 알짜배기인 영화사와 손잡았다.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SKG가 3년에 걸친 파라마운트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인도 뭄바이의 거대 엔터테인먼트기업 릴라이언스 ADA그룹과 손잡고 새로운 벤처기업을 세우기로 사실상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ADA 그룹의 정식명칭은 아닐 디루바이 암바니 그룹으로, 인도 최대 갑부 아닐 암바니가 회장으로 있다. 이번에 드림웍스와 손잡은 것은 ADAG의 자회사인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RBE)이다. ADAG는 RBE를 통해 드림웍스에 약 5억~6억달러(약5000억~6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언론들을 보도했다. 이 같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합작사는 매년 6~7편의 영화를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마이클 무어를 아시나요

마수드 데나마키. 이란에서는 매우 유명한 영화감독이지만, 국제영화계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별명은 ‘이란의 마이클 무어’ . 그만큼 그의 영화가 매우 사회적이며 논쟁적이고 파격적이란 의미다. 좌파인 마이클 무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데나마키는 ‘울트라 보수 이슬람주의자’란 점이다. 해외에서는 이란 영화감독하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마지드 마지디(), 자파르 파나히(), 모흐센 마흐말바프()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 주목할 만한 이란 영화감독 명단에 최근 마수드 데나마키란 이름이 추가됐다. 지난해 개봉된 가 4주만에 100만달러 이상의 놀랄만한 흥행성적을 올리며 일대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흥행기록은 역대 이란 영화 흥행 톱3위 안에 끼는 것이다. 개봉 며칠만에 테헤란 시..

모건 스펄록,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나서다

다큐멘터리 에서 자신을 모르모트 삼아 정크푸드 햄버거의 해악을 전세계에 알린 모건 스펄록 감독이 이번에는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을 찾아 중동 각국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을 헤매고 돌아다닌다. 가 바로 그 작품. 군사적 지식은 물론이고 변변한 정보 하나 없는 스펄록 감독이 미군과 CIA조차 7년째 못찾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과연 알아낼 수있을까. 물론 답은 ‘노(NO)’이다. 영화는 빈라덴의 뒤를 좇기 보다는 이슬람권과 중동지역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테러리즘이란 왜 일어나는가, 서로 다른 문명권 간의 대화는 불가능한 것인가 등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이 세상 어디에 Where in the World is Osama bin Lad..

할리우드는 어떻게 여성대통령, 흑인대통령을 만들어냈는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쏠려있는 쪽은 민주당 예비선거. 당내에 탄탄한 기반을 갖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흑인 JFK’를 꿈꾸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의 각축이 워낙 뜨거운 탓도 있지만, 어느 쪽이 예비선거의 승자가 되든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또는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불과 십여년전만해도 꿈꾸기 어려웠던 일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여성대통령과 흑인 대통령이 활약해왔다. 할리우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등장한 영화는 1964년 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영화 의 주인공은 레슬리 맥클라우드(폴리 버겐 扮).그는 여성유권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뜨겁게 확산되던 여권운동의 사회적 분..